group show : _____를 대하는 법 How to take care of _____
May 28 — June 6, 2021
금천예술공장 Seoul Art Space Geumcheon PS333, Seoul
@binggre55555
빙그레 아카이브는 문서진, 박선희, 신미지, 안예섬, 양새봄이 함께 스터디 활동을 하며 출발한 커뮤니티이다. 2018년부터 지금까지 때로는 동거인, 작업실 메이트, 친구이자 동료로 근거리에서 교류하며 정기적/비정기적으로 모여 각자가 공부한 내용을 공유해 왔다.
단체 전시 < _____를 대하는 법>은 다섯 명의 창작자들이 함께 만든 네 개의 작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시된 작업 중 세 개는 두 사람이 짝을 지어 함께 만든 것이다. 서진과 선희가, 선희와 미지가, 미지와 예섬이 각각 작업을 진행하여 서로 물리고 물리는 식의 일을 했다. 나머지 한 작업은 새봄이 주도하고 나머지 네 사람이 함께 참여한 일이다. 이 공동의 작업물들이 보여질 수 있는 전시 이벤트를 만들어나가는 모든 계획과 실행이 또한 다섯 사람이 함께 일할 수 있는 구실이자 장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이 전시를 구상했다. 결국, 이 전체 프로젝트는 여러 창작자들간의 유기적이고 다양한 형태의 협업, 그리고 그 속에서 발생하는 일종의 화학작용에 대한 실험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나와 같이 일하는 사람, 그 사람과 함께 만드는 일, 그리고 함께 꾸려나가는 전시 공간, 이런 상황들을 대하는 우리 각자의 반응이 어떤지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나 자신의 면면을 다시 인식해보고자 했다. 이 전시는 누군가를 혹은 무엇을 대하는 일이 어떠한 모양을 갖추어 나가는지에 관한 것이다.
서로가 서로의 작업에 대하여 잘 파악하고 있고 관심사가 어느정도 맞닿아 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하나의 주제로 다듬으려고 보니 다른 점이 더 부각되어 보였다. 각자 스타일이 다른 것이 협업하는 작가로서는 반가운 상황이지만 단체 전시를 기획하는 입장에서는 난제로 다가왔다. 기획을 하는 것은 모두에게 처음이었기에 굉장한 도전이었다. 기획과 작품 제작이 동시에 진행되는 일이었기에 고충이 배로 느껴졌던 것 같다. 각 작업의 내용들을 모아놓고 전체적으로 어떻게 묶을 수 있을지를 고민하면서 동시에 큰 주제 안에서 각 작업들을 어떻게 발전시킬지 끊임없이 고민하였다.
누군가가 툭 던진 한마디에 하나하나 생각들을 얹어 쌓여 올려지고 구축되는 느낌을 받다 가도, 그 시너지 만큼이나 함께 하기 때문에 의심없이 맹목 하고 매몰되는 위험을 보기도 했다. 전시된 작업들은 함께 하는 일의 좋은 면과 어두운 면 모두가 얽혀져 나온 결과물이다. 좋은 면에 주목하여 시작한 프로젝트인 만큼 깨지고 부서지는 부분도 많았다. 짐짓 같은 것을 바라볼 수 있겠다고 생각해도 꺼내보면 전혀 다른 것을 보고 있기도, 전혀 다른 모양이라고 생각했던 어떤 것들이 만나기도 했다. 그럼에도 다른 사람과 같이 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익숙한 어떤 것으로부터 벗어나 내가 아닌 누군가 혹은 어떤 것으로부터 변화되고 수정되는 것을 의미 있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습관처럼 자리한 어떤 것들에 의해 작업이 만들어지고 그 속에서 자기 확인을 반복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의심이 들 때가 있다. 해보지 않은 어떤 것을 꿈꾸게 되는 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힘든 면을 포괄하고서라도 여전히, 누군가와 함께 하는 일이 자신으로부터 도약하는 유의미한 시도가 될 수 있다고 믿으며 이 전시를 만들었다.
Binggre Archive is a community that emerged from a study group formed by Miji Shin, Saebom Yang, Seomy Ahn, Seonhee Park and Sujin Moon. Since 2018, we have shared a close proximity as housemates, studio mates, friends, and colleagues—gathering regularly or spontaneously to explore and exchange our shared interests and ideas.
The group exhibition How to Take Care of _____ consists of four collaborative works created by the five artists. Three of the works were produced in pairs—Sujin with Seonhee, Seonhee with Miji, and Miji with Seomy—forming a relay-like process of mutual engagement. The remaining work was initiated by Saebom, with the other four participants joining in. The planning and execution of this exhibition event itself became a platform for our collective practice, providing a structure through which we could work together in various ways. Ultimately, this project is an experiment in organic and diverse forms of artistic collaboration—an exploration of the chemistry that arises within the process. It is also an opportunity to reflect on our individual responses to working with others, the act of making together, and the exhibition space built through collaboration. This exhibition is about how to take care of someone or something—how those interactions take shape and evolve.
Although we were familiar with one another’s practices and shared overlapping interests, the process of refining our ideas into a singular exhibition theme made our differences more apparent. These distinctions were welcome in the context of artistic collaboration but posed a challenge in exhibition planning. As this was our first experience organizing a group show, the task was daunting. The simultaneous process of curation and creation amplified the difficulty, requiring us to constantly consider how to unify the works while also developing each piece within the broader framework.
At times, our discussions built upon one another’s thoughts, layering ideas to form a structure. Yet, the same synergy that propelled us forward also revealed the risk of blind adherence and collective entrenchment. The works in this exhibition are shaped by both the constructive and challenging aspects of collaboration. While the project began with an emphasis on the positive potential of working together, it inevitably encountered fractures and disruptions. Even when we assumed we were looking at the same direction, we often found ourselves seeing completely different things. Conversely, elements that seemed disparate sometimes converged in unexpected ways.
Despite these challenges, collaborating with others remains a meaningful process—one that allows us to step beyond our familiar tendencies and be shaped by forces outside ourselves. At times, we questioned whether our practices were driven by ingrained habits, merely reinforcing existing modes of self-recognition. Perhaps this is why we are drawn to imagine something untried. Even with the difficulties, we believe that working together can be a significant leap beyond the self. This exhibition was created with that belief in mind.
Packaging: from 0.5 to 3rd
2021, Felt, EPS foam, cardboard, leftover materials from the 1st and 2nd packaging
dimensions variable
In collaboration with Sujin Moon
포장: 0.5차부터 3차까지
2021, 펠트, EPS폼, 카드보드지, 1차와 2차 포장에서 남은 재료
가변설치
문서진과 협업
1차, 2차
0.5차
2차, 3차
일전에 우리가 함께 했던 일에서 작업을 포장하던 중 이번 작업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나(선희)는 주된 것을 둘러싸고 있는 배경의 것들 혹은 뒷받침하는 것들에 호기심이 생긴다. 작품을 운송하고 보관하는 과정에서 포장은 작품을 떠받치며 있어왔던 일이지만 항상 작업의 뒷면에서 작업 자체로는 생각되지 않는 것이다. 작품을 위한 부속물로서의 포장을 탐구해 보기로 하면서, 우리는 포장하는 사물을 만들고 또 그 포장을 다시 포장하는 사물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포장재의 형태는 포장되는 사물의 형태와 음각과 양각의 구조를 갖게 되는 일종의 네거티브 스페이스가 되는데, 포장을 포장하는 과정에서는 그 음각과 양각의 관계가 또다시 무한히 반복된다. 이런 작업의 양상에서 나(서진)는 형상이 마주 보는 거울 속에서 무한히 반영되는 것과 같은 논리적 구조를 발견한다. 포장하는 사물과 포장되는 사물의 관계가 거듭하여 뒤집어지는 단순한 논리 속에서 포장의 목적과 기능을 변주하는 식으로 포장재의 형태를 결정했다.
1mm의 위치 이동만으로 사물에는 1mm 흠집이 남기도 하며, 쌓여버린 먼지는 표면의 미세한 요철에 끼어들어 변색을 일으키기도 한다. 어떤 것을 포장하는 일은 그 안의 물리적 대상과 수많은 외부 요소들에 대한 세심한 고려를 필요로 한다. 포장은 기본적으로 사물에 대한 애정과 책임에서 비롯되는 것 아닐까 생각해 본다. 포장재라는 일회성이 짙은 사물들을 만들어 나가며 그것들이 미술 작품으로 조심히 다뤄지고 다시 포장되어야 하는 사물이 되는 아이러니를 발견한다.
This project began while we were packaging works from a previous collaboration.
I (Seonhee) have always been drawn to the things that surround and support the main subject—those that exist in the background but are rarely considered in their own right. Packaging has always played a crucial role in transporting and storing artworks, yet it remains an auxiliary element, never regarded as a work itself. In exploring packaging as an object rather than just a means to protect, we decided to create objects that package other objects, and then package those packages once again.
The form of the packaging inherently reflects the shape of the packaged object, creating a structure of positive and negative space. As we continued the process of packaging the packaging, this interplay between positive and negative space repeated infinitely. In this iterative process, I (Sujin) recognized a logical structure similar to the infinite reflections in opposing mirrors. We determined the shape of each packaging by reflecting the simple logic of continuously reversing the relationship between what packages and what is being packaged, thereby transforming its purpose and function.
A shift of just one millimeter can leave a lasting scratch on an object, while accumulated dust settles into microscopic textures, causing subtle discoloration over time. The act of packaging requires meticulous consideration of the physical object itself and the countless external factors surrounding it. Perhaps, at its core, packaging is an expression of care and responsibility toward the object. Through the process of making inherently disposable packaging materials, we encountered an irony: these temporary, protective forms became objects of art themselves, requiring the same level of careful handling and preservation as the artworks they were originally meant to protect.
주변 [내용 인식]
2021, 원단에 프린트, 알루미늄 파이프, 책자, *책상
*박선희와 문서진의 공동 제작물, 2020
가변설치
신미지와 협업
Peripheral [Content Aware]
2021, Print on polyester organza, aluminum pipe, art books, *table
*collaborated work by Sujin Moon and Seonnhee Park, 2020
dimensions variable
In collaboration with Miji Shin
미지와 선희는 생활의 근거리에서 마주치는 장면들 중, 익숙하지만 어디인가 부자연스럽고 눈속임하는 표피들에 대한 관심을 공유한다. 시트지로서의 벽돌 담장, 거울에 맺힌 풍경 등 매우 얇아 벗겨 낼 수 있을 것 같은, 또는 두께가 없는 공간의 표피들을 이미지로 기록한다. 이러한 관심의 연장으로 이번 전시에서 우리는 전시 형식의 기본값으로 조성되는 흰 벽을 주목하였다. 작품을 위한 빈 공간으로서의 벽에서 이전 전시들의 흔적을 관찰하고 이를 전경으로 가지고 온다. 포토샵 툴의 메커니즘(주변 내용 인식)을 통하여 생성된 표피들은 표면의 이미지를 흉내 내며 배경으로 흡수된다. 제거되지 않은 흔적들을 재조합하여 우리의 시야에 끌고 왔을때 개체와 주변부와의 관계, 혹은 전시장에서 경험하는 작품과 전시장 벽과의 관계를 함께 탐구하고자 하였다.
Miji and Seonhee share an interest in the familiar yet curiously contrived and deceptive surfaces encountered in the proximity of daily life. They capture images of thin, peelable surfaces or spaces that seem to lack thickness, such as a brick wall covered with vinyl sheets featuring brick patterns, and landscapes reflected in mirrors. Extending this interest, for this exhibition, we focus on the white walls that serve as the default setting for the exhibition format. Observing the traces of previous exhibitions on the walls as empty space for new artworks to be installed, we bring these traces to the foreground. The surfaces generated through the Photoshop tool's mechanism (content-aware fill) mimic the surface image and are absorbed into the background. By reassembling the traces that were not removed, we aim to explore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object and its periphery, as well as the interaction between the artwork and the exhibition walls experienced in the show space.
방: 융털, after, playground, 비상계단
2021, MDF, 천장에서 뜯어낸 우레탄폼, 마블스펀지, 철망, 스티로폼 공, 아크릴판, 라벨지에 프린트, 평판 등, 울사, 타일, 합판, 자기, 유토, 철사, 물, 작업 부산물
양새봄과 문서진, 박선희, 신미지, 안예섬 협업
Rooms: villi, after, playground, emergency stairs
2021, MDF, urethan foam from studio 14 ceiling, marble sponge, metal mesh, foam ball, acrylic, print on label, led light, tile, plywood, ceramics, oil clay, wire, water, by-product derived from the whole collaboration process
Saebom Yang in collaboration with Sujin Moon, Miji Shin, Seomy Ahn and Seonhee Park
나는 서진, 선희, 미지, 예섬 그리고 나(새봄)에게 60x60cm 방의 제작을 의뢰했다. 방의 동서남북 방향에 따른 규칙과 함께. 적용되는 규칙은 다시 말해 내가 다섯 작가들에게 던지는 질문이었다. (규칙은 아카이빙, 도구, 이미지, 쉼과 관련이 있다.) 다섯개의 방은 각자가 해석하는 방식과 태도에 따라 현저히 다른 모습을 띄었고, 각각의 방에 적용되는 공동의 규칙들 역시 각 작가들의 재해석을 거치며 어떤 방에서는 희미하게, 어떤 방에서는 더욱 뚜렷하게 드러났다.
이탈자가 있었다. 규칙들을 꿀꺽 삼키고 먼 방향으로 떠났다.
평평한 판에 붙은 얇은 이미지들은 빛을 내뿜는 것인지 머금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지지해야 하는 힘으로부터 자유로워진 구조체는 평일 공휴일의 누군가처럼 여유롭고 즐겁다.
밝은 곳에서 목욕을 했다. 물을 찾아다니다가 모두들 우연히 만나 오랫동안 같이 있었다.
정원 위에 앉아서 그 사이를 한참 거닐던 것을 생각한다.
I asked Sujin, Seonhee, Miji, Seomy, and myself (Saebom) to create rooms of 60x60 cm, each following rules based on the cardinal directions—east, west, south, and north. The rules given were, in essence, questions that I posed to the five artists. (These rules related to archiving, tools, images, and rest.) The five rooms took distinctly different forms based on each artist’s interpretation and attitude, and the shared rules applied to each room were subtly revealed in some, while more distinctly present in others, depending on the artists’ reinterpretations.
There was a defector. One that swallowed the rules whole and ventured far away.
The thin images adhered to the flat panels were neither emitting light nor absorbing it—uncertain in their nature.
The structures, freed from the forces that should support them, felt leisurely and joyful, like someone on a weekday holiday.
In the bright space, they bathed. They wandered in search of water, and by chance, they all met and spent a long time together.
Sitting on the garden, I remember walking through the space for what felt like ages.
photo credit 서울문화재단 ©️강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