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FA Show
December 15 — 20, 2015
Hongik University Assembly Hall, Seoul
Usual
2015, Soil, aluminum profile, glass, MDF
690 x 80 x 60 cm
작업 <Usual>(2015)은 보편적이고 일상적인 행위 ‘걷기’를 인식해보려는 조형적 시도이다.
대도시에서 생활하는 나는 걷는 시간이 많지 않다. 현대 교통수단에 의하여 직접적인 움직임 없이도 손쉽게 이동할 수 있게 되었고, 그러한 생활 방식 속에서 ‘걷기’는 점점 부차적인 행위가 되었다. 그러나 2015년 여름, 낯선 도시를 여행하며 하루 종일 두 발로 걸어다니며 새로운 곳에 도착하고, 새로운 풍경을 보고, 그 속에서 다양한 감각을 경험하는 순간, 이 단순한 행동이 지닌 의미를 다시금 자각하게 되었다. 걷는다는 것은 곧 우리가 새로운 것을 마주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자 방법이다.
수평적으로 얇고 긴 조각의 형상을 통해 관람자로 하여금 ‘걷기’라는 행위를 의식적으로 경험하도록 유도한다. 너무도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이 행동은 무의식적으로 수행되기에, 이를 단(stage) 위의 공간으로 끌어올려 새롭게 인지할 수 있도록 한다. 전시장 바닥을 따라 걷는 (유리에 비친) 하반신 이미지와 작품 위를 걷는 (실제) 하반신 이미지가 수직적으로 나열된다. 관객은 작품 위를 걸어가는 자신과 그 움직임을 인지하게 된다. 관객의 발걸음에 따라 조각은 변형되며, 수축과 확장의 리듬은 관객의 동선에 반응한다.
흙 위를 걷는 과정에서 남겨지는 흔적은 하나의 서사가 되어 쌓인다. 걷는다는 행위는 단순한 이동이 아닌, 시간과 거리, 지리적 감각과 측정이라는 개념을 모두 포함하는 과정이다. <Usual>은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이 보편적인 행위를 다시금 사유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된다.
Usual (2015) explores the act of walking—an ordinary yet fundamental human behavior—by prompting viewers to recognize it in a new way.
Living in a large city, I rarely found walking to be a necessity. Public transportation allowed me to reach my destinations without much physical effort. However, during a trip in the summer of 2015, I spent entire days walking—arriving at unfamiliar places, encountering new sights, and immersing myself in unfamiliar surroundings. This experience led me to reflect on the act itself. Walking is the most fundamental condition for engaging with the new.
This work invites viewers to experience walking as an intentional act. The sculpture’s horizontal structure elevates an often-overlooked, repetitive act into a staged setting, allowing viewers to consciously recognize and engage with it. Two images align vertically; the reflection of the lower body walking on the show space floor, captured in glass, and the actual lower body stepping across the installation. As viewers move, the sculpture responds—the soil compresses, expands, and shifts with each step, embodying the imprint of movement.
The traces left behind reveal a process in motion. Walking is not merely a means of transport but a convergence of time, distance, geography, and measurement. Usual serves as a device that prompts us to reconsider and re-experience this ubiquitous yet often unnoticed act.
